“‘아메리칸 팩토리’ 큰 장 선다… 반도체 장비 매출 20% 증가 예상”

입력 2023-07-12 16:10  


사진 : 최진석 특파원

“올해 미국에서 매출이 20~25%가량 증가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이 여럿 들어서면서 장비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에서 개막한 반도체 장비·재료 전시회 ‘세미콘 웨스트 2023’에서 기자와 만난 독일의 반도체 진공 기술 업체인 파이퍼 베큠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8억달러인 매출 규모를 올해 10억달러까지 목표로 잡았다”며 “삼성과 TSMC 등 주요 업체들이 신규 공장을 짓는 만큼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 최진석 특파원

세미콘 웨스트는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매년 개최하는 행사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2020년 이후 3년 만에 완전한 오프라인 행사로 열렸다. 미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듯 이번 전시회에 전 세계 600여개 업체가 부스를 차렸다. 주최 측은 오는 13일까지 3일간 2만5000여명이 참관할 것으로 예상했다. 참가 기업과 참가자는 온?오프라인 병행으로 열린 지난해보다 각각 3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최근 반도체 주도권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국가 간 경쟁이 뜨겁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지원법 등에 힘입어 미국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앞다퉈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만 반도체 업체 TSMC와 미국 마이크론, 인텔, IBM 등 글로벌 기업들이 공장을 건설 중이다. 반도체 장비회사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등도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로 인해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산업 성장 전망도 밝다. 업계에선 현재 5000억 달러 수준인 반도체 산업 시장 규모가 2030년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파이퍼 베큠의 준 데도스 라예스 파트너십 담당 매니저 사진 : 최진석 특파원

전시회에서 만난 여러 업체도 올해 매출 증가율이 많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유명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KLA는 반도체 재료의 경도를 측정하는 ‘나노 인덴터’를 선보였다. KLA의 브라이언 크로퍼드 제품 마케팅 매니저는 “반도체 검사 장비 수요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20% 이상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독일 기업인 파이퍼 베큠의 준 데도스 라예스 파트너십 담당 매니저도 “제품별로 경쟁업체가 많지만, 현재 8억달러 수준의 매출이 2024년에 10억달러까지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 : 최진석 특파원

한국 기업들도 미국 시장 진출 확대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11개 기업이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지원하는 한국관에 부스를 마련하는 등 총 50여개 기업이 세미콘 웨스트를 찾았다.


디케이락의 김현수 대표(왼쪽)와 김요한 반도체사업부 부장 사진 : 최진석 특파원

반도체 장비 부품 업체인 디케이락은 지난 5월 미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공략에 나섰다. 이 회사의 김현수 대표는 “지난해 매출이 1100억원이었는데, 올해는 1300억원 이상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미국 시장 매출이 50%가량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AI비즈의 하승재 대표 사진: 최진석 특파원

AI비즈는 AI 알고리즘을 이용한 반도체 수율 개선 기술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창 3년 차를 맞은 이 회사도 이번 전시회에 참여했다. 부스에서 만난 하승재 대표는 “반도체 수율이 1%포인트만 개선해도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기업의 경우 매년 수백억 원의 매출 진작 효과가 있다”며 “현재 국내 반도체 회사와 최종 검증단계에 있는 기술력을 미국 시장에 알리기 위해 이번 전시회에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하 대표는 “반도체 제조사의 경우 데이터 보안이 매우 중요해 이에 대한 외부의 접근을 철저하게 차단하고 있다”며 “우리 회사의 경우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온프레미스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데이터 유출 우려도 없다”고 덧붙였다.

미 정부의 규제 강화 영향으로 중국 기업들은 이번 전시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그나마 부스를 차린 기업들도 대부분 소모품 위주의 제품을 취급했다. 웨이퍼에 사용되는 약품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 CX테크 한 관계자는 “제재 영향인지 중국 기업은 15개 정도로 별로 보이지 않았다”며 “소모품은 제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전시회에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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